소리의 전달 과정
소리는 그 진원지로부터 공기라는 매개체를 타고 우리 귀까지 전달된다. 귀 바깥에 있는 공기의 진동은 외이의 이도를 타고 고막에까지 전달되어 고막을 진동시킨다. 고막은 마이크의 진동판과 마찬가지로 음파의 압력 변화에 기민한 반응을 보인다. 고막의 진동은 중이에 있는 세 개의 이소골을 거쳐 난원창에까지 전달된다. 난원창까지 전달된 힘은 곧바로 내이에 있는 외임파를 진동시킨다. 고막에 전해졌던 에너지가 이소골을 통해 난원창에 전해지는 것이긴 하지만 난원창은 고막에 비해 크기가 훨씬 작기 때문에 단위 면적당 가해지는 힘은 주파수에 따라 다르나 같은 면적의 고막에 가해졌던 힘에 비하면 무려 20배에 달한다. 그런데 문제는 액체에 힘이 가해졌을 때 어떻게 되느냐 하는 점이다. 이 액체는 응축이 잘 되는 물질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와우각 주위의 뼈들이 유연하여 액체로부터의 압력을 흡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난원창을 통해 전해져 오는 압력이 액체에 가해졌을 때 이 액체는 움직일 곳이 있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바로 이 때문에 원형창이 필요하다. 원형창이라는 막은 압력에 잘 견딜 수 있게 되어있어, 난원창 안쪽으로 압력이 가해져 액체가 안쪽으로 밀리면 그 액체는 원형창을 바깥쪽으로 밀어내는 것이다.
기저막과 주파수 감지 기능
우리가 소리를 듣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와우각을 두 부분으로 나누고 있는 기저막이다. 기저막은 3.5cm가량 되며 여기에는 2만개에서 3만개 정도의 유모세포로 된 말초신경이 연결되어 코르티 기관에 완화되어 전달된다. 유모세포는 기저막의 진동 부위에 따라 각각 다르며 이 유모세포의 진동이 청신경의 각 섬유에 신호를 발생시킨다.
위치 이론
주파수를 감지하는 기능이 내이의 와우각 안에 있다는 사실은 수백 년 전부터 알려져 왔지만 체계화된 것은 19세기 중엽 헬름홀츠에 의해서이다. 당시에는 각종 전자장치가 개발되기 이전이었기 때문에 공명기를 이용하여 여러 가지 주파수의 소리를 만들어 낼 수밖에 없었다. 헬름홀츠는 기저막의 유모세포가 각각 반응하는 주파수 영역을 달리 가지고 있어 그 영역의 주파수가 들어오면 진동하여 그것을 뇌에 전달해 준다고 주장한 최초의 인물이다. 기저막의 유모세포는 바깥쪽부터 안쪽까지 나란히 분포되어 있는데 기저막의 각 부분이 반응을 보이는 주파수 영역이 있어 우리가 음이 높이를 알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기저막과 주파수 감지
우선 등자뼈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정현파로 움직였다고 생각해 보자. 이때 파가 오른쪽으로 전달되는 속도는 주파수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기저막 외임파에 가해지는 단위 면적당 질량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또한 와우각 내의 강도도 지점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특정 주파수가 기저막을 따라 움직이는 속도는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갈수록 떨어진다. 그리하여 와우각의 어떤 지점에 이르면 소리의 속도는 0이 된다. 그리고 이 지점 근처에서 기저막은 상하로 심하게 진동하면서 파가 멈추고 에너지는 흡수되어 버린다. 기저막에서 가장 큰 진동이 일어나는 지점은 주파수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니까 기저막의 진동은 해당 신경섬유를 자극하고, 이 섬유에 가해진 자극이 각각의 신경섬유들을 따라 뇌에 전달되면, 뇌는 어떤 섬유가 전달해 주었는지에 따라 그 파의 음높이를 알게 된다는 것이 소위 위치이론이다. 물론 신경섬유는 내이에서 직접 뇌로 통하는 것은 아니며 그 신호들은 여러 중간단계를 거치며 혼합되고 부분적으로 가공된 뒤 비로소 의식적인 해석을 위하여 대뇌 피질의 청각영역에 도달한다. 음의 지각은 내이의 생리에 대한 의존 못지않게 대뇌의 작용에 의해서도 크게 좌우된다. 그러나 대뇌가 음에 관한 정보를 어떻게 변환 분석하는가에 관해서는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 많다.
기저막의 주파수 감지 영역
기저막의 어떤 부분이 어떤 주파수 영역에 반응할까? 바깥쪽이 고음을, 그리고 안쪽으로 갈수록 저음에 반응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인간의 가청주파수 중 5분의 1에 지나지 않는 좁은 영역의 주파수 범위를 감지하기 위해서 기저막 전체의 3분의 2가 할애된다. 물리적인 주파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따른 우리 기저막의 감지 영역은 일정한 거리를 둔 산술급수적 거리를 띄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주파수와 산술급수적 거리를 띄고 있는 우리 귀의 기저막 사이에는 이들 두 가지를 연결해 주는 로가리듬의 개념이 필요하다. 우리 귀의 이러한 생리학적 현상은 결국 우리가 음을 지각하는데 있어 옥타브를 곱의 개념으로 느끼느냐 혹은 층의 개념으로 느끼느냐 하는 음의 지각에 관한 음향 심리학적 논의와도 직결된다.
주기성 감지 이론
기저막이 주파수 감지의 가장 중요한 기관임은 틀림없지만 우리가 전적으로 기저막에만 의존하여 음높이를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아주 짧은소리가 났다고 생각해 보자. 이때 순간적인 소리가 만들어 내는 기압의 변화는 고막을 칠 것이다. 압력이 증가하는 지점에서는 고막을 안으로 밀 것이고, 감소하면 고막을 바깥쪽으로 당길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 짧은 박동이 계속될 경우, 뒤의 파가 앞의 파를 따라오고, 이것이 계속되어 연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우리는 그 간격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소리가 고막에 와서 닿는 주기성을 감지하여 음높이를 지각한다는 것이 바로 주기성 감지 이론의 골자이다. 주기성 감지 이론은 위치이론과 서로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 이들은 음높이 지각에 있어서 흥미로운 점을 제공한다. 박동 주파수가 낮을 경우 이들 두 개는 같은 주관적 음높이를 갖게 된다. 즉 우리 귀에 같은 높이의 소리로 들린다. 주기성 있는 음높이를 판단하는 데 있어 우리의 뇌는 음높이를 판단하는 위치정보와 시간정보를 모두 사용한다. 그리고 이 두 단서 사이에서 음높이 판단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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