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플러 효과
소리는 전파되면서 그 강도가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하지만, 주파수는 전파 과정에서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에 예외가 있다. 음원이나 청자, 혹은 이 두 가지 모두가 이동하고 있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만약 이동으로 인하여 음원과 청자 사이가 거리가 서로 가까워진다면 주파수는 증가하고, 멀리 떨어지면 주파수는 감소한다. 도플러 효과라고 불리는 주파수 변화 현상이다. 음원은 한자리에 있고, 관찰자가 음원 쪽을 향하여 이동하면 청자는 더 많은 파를 만나게 되고, 빨리 이동할수록 더 많은 파를 만나게 된다. 청자가 음원에서 멀어지면 나중에 발산된 마루가 관찰자에게 도달하려면 더 먼 거리를 진행해야 하므로 발산된 주파수보다 낮게 들릴 것이다. 이번에는 청자의 위치는 고정되어 있고 음원이 움직이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음원은 일정한 주파수를 내면서 청자를 향하여 이동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이때 음파는 음원으로부터 바깥 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퍼져나가고, 음원이 자리를 옮겼더라도 앞의 지점에서 낸 소리의 중심은 여전히 발산 지점이다. 음원이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 지점에서 낸 소리는 가장 바깥에 있는 첫 번째 원으로 퍼져나갔을 것이고, 두 번째 지점에서 낸 소리는 그보다 약간 덜 퍼져 두 번째 원을 그릴 것이다. 그리고 각 원의 중심, 즉 당시 음원의 위치가 계속 달라지므로 나중에 낸 소리, 즉 안쪽의 원일수록 중심이 오른쪽에 있어 특정 시점에서 파의 공간적 분산을 나타내는 사진은 정지된 음원의 경우에 비해 파간 거리가 오른쪽에서는 가깝고 왼쪽으로 먼 형태가 될 것이다. 이때, 오른쪽의 짧은 파장은 관찰자 청자가 높은 진동수를 듣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청자가 움직이던, 반대로 음원이 움직이든 음원과 청자가 가까워지면 피치가 올라가는 것으로 들리고, 멀어지면 피치가 내려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물론 그 속도가 일정 수준이 되어야만 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음원 쪽을 향하여 걸어간다거나 하는 정도의 속도로는 그 차이를 감지할 수 없기 때문에 도플러 효과가 음악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음원의 속도가 아주 빠르게 이동한다면, 예를 들어 경적을 울리며 기차가 달려온다든지 하는 경우에는 누구나 피치의 변화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 도플러 효과는 빛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며 소리에 있어서보다 더 현실적인 면에서 도움을 주기도 한다. 천문학자들은 멀리 떨어진 은하에서 오는 광파의 도플러 변화를 관찰하여 행성의 속도를 추정하기 때문이다. 빛에 있어서 진동수 변동은 색 변화로 나타나는데, 이는 음에 있어서 피치 변화나 마찬가지이다.
소리가 장애물을 만났을 때 : 흡수와 반사
이제 소리가 공간에서 전파되다가 장애물을 만났을 경우를 상상해 보자. 앞서 실외 음악을 언급하면서 무대 뒤쪽의 반사 구조물과 계단식 객석이 소리를 반사함으로써 분산을 막아주는 것을 보았다. 소리가 장애물에 부딪혔을 때 소리는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즉, 소리는 장애물에 의해 흡수되거나 반사된다. 여기서 두 가지 경우란 양자택일의 상황이란 뜻이 아니다. 아주 완벽하게 딱딱한 벽에 소리가 부딪힌다면 전혀 흡수되지 않고 완전히 반사될 것이고, 커튼이나 무향실의 벽과 같이 소리를 거의 완벽하게 흡수하면 반사되는 소리는 없어질 것이다. 그러나 실상황에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흡수와 반사가 함께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흡수된 소리는 전체에서 반사된 소리를 뺀 나머지이다. 소리는 얼만큼이 흡수되었는가 하는 흡음률은 전체의 소리 중에서 흡수된 소리의 비율이다. 소리가 모두 반사되었다면 흡음률은 0이고, 모두 흡수되었다면 1이 된다. 따라서 모든 물체의 흡음률은 0부터 1까지의 수로 나타내어질 수 있다. 흡음률은 비율이기 때문에 소리의 강도에 따라 변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똑같은 재질의 대상이라면 큰 소리든, 작은 소리든 일정한 비율로 흡수하고 반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파수에 따라 흡음률이 약간씩 변하는 경우는 있다. 대부분의 재질은 고주파를 잘 흡수하기 때문에 흡음률의 값은 고주파에서 더 크다. 이점은 실내음향학 부분에서의 상세한 논의를 전제로 차치하고, 주파수에 따라 변하는 또 다른 요인을 살펴보자. 소리가 장애물에 부딪혔을 때는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다. 그리고 벽면과같이 매끈한 면에서 이루어지는 반사를 정반사라고 부르고 울퉁불퉁한 면에서 이루어지는 반사를 난반사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의 실생활에서는 아무리 매끈한 벽이라 하더라도 약간의 요철을 가지게 마련이다. 여기서 주파수가 관련된다. 고주파일수록 파장이 짧아 웬만한 요철에는 정반사되기 때문에 고음은 1cm 정도의 요철이 있어야 난반사를 시작한다. 한편 파장이 긴 저음은 1mm 이하에서도 난반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잘 만들어진 매끈한 거울의 요철은 음파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한편 반사 벽면이 둥근 모양을 하고 있을 때는 소리가 한곳으로 모이기 때문에 초점이 발생한다. 음원이 둥근 벽을 향하여 소리를 보내면 벽면은 다시 이를 반사하여 그림의 오른쪽에 있는 반대편 둥근 벽면에 부딪힌다. 이렇게 되면 청자가 있는 위치에 소리의 초점이 모아져 아주 큰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 물론 다른 장소에서는 아주 작은 소리만을 들을 수 있게 된다. 미국 시카고시에 있는 과학 산업박물관에 있는 한 갤러리는 이러한 현상을 적용하여 보여주는 방이다. 또한 솔트레이크시에 있는 모면 터 버너 클 연주회장은 천장이 둥근 모양으로 되어 있어 일정한 두 지점에서는 속삭이듯 말하는 소리도 들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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