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청한계
인간의 귀는 지나치게 약한 음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주파수가 너무 높거나 낮은음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흔히 우리가 듣는 소리의 강도를 데시벨로 표시하고 가청 주파수는 헤르츠로 표시하는데, 이는 단순한 숫자를 사용하여 기억을 돕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의 강도는 주파수에 따라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가청주파수 역시 사람에 따라 크게 다르다. 가청강도나 가청주파수는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종속적이며 음색과도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우리가 가청주파수의 하한선으로 잡는 소리는 조용한 환경 속에서 강도 높게 들려질 때만 들을 수도 있다. 초 저주파 음은 평상시에는 들을 수 없다. 일상적인 환경 속에서 우리는 30Hz 이하의 소리는 거의 들을 수 없다. 이 역시 음악적으로는 문제가 될 수는 없는데 실제 음악은 이처럼 낮은 진동수의 소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낮은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는 대형 파이프오르간으로 저음 건반이 있는데, 극히 우수한 저음 스피커로 이 저음을 재생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음의 음악적인 유용성은 전적으로 그 배음들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지 기본음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한편 10,000Hz 이상의 고주파 소리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의 신경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들을 수 없는 사람에게도 불쾌감을 주는데, 그 이유는 우리 뇌의 알파 리듬과 주파수가 맞아 상호간섭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20,000Hz 이상의 소리는 모든 사람에게 들리지 않지만 우리 주변에서 이러한 주파수를 계속 발산하면 대개의 인간은 심한 두통을 일으키게 된다.
청각장애
청각장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기능성 장애로 이는 고막으로부터 내이까지 음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중이염을 여러 번, 그리고 오랫동안 앓게 되면 그 사이에 여분 섬유조직이 성장하여 이소골을 가동하는 데 방해가 되어 내이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이다. 두 번째는 신경성 장애로 유모세포나 신경 자체의 이상 때문에 내이는 정상적으로 진동함에도 불구하고 신경이 이 신호를 뇌에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 기능성 장애는 귀에 문제가 있는 것이고, 후자인 신경성 장애는 신경전달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자신이 어떤 유형의 청각장애를 겪고 있는가 하는 점은 진동하는 물체를 머리에 대어 봄으로써 구분한다. 신경성 장애인 사람은 별로 나아지는 것이 없으나, 기능성 장애인 사람은 음이 한층 잘 들린다. 진동체에 머리를 직접 대어 보면 난원창을 통해서가 아니라 와우각을 둘러싼 골격구조 전체를 통해 진동이 전해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골격성 전도라고 하는데 바로 이런 현상 때문에 자신의 목소리는 다른 사람이 듣는 자신의 목소리, 혹은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와는 조금 다르게 들린다. 청각장애의 세 번째 유형은 앞서 언급했던 노인성 난청으로 이는 귀가 노화되어 가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만성 신경성 장애이다. 나이가 들어도 저음을 듣는 데는 지장이 없으나 높은 진동수의 음은 점차 들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이것은 장애라기보다는 일종의 생리적 변화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이유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추측으로서는 귀를 구성하는 부품들에 유연성이 없어져 진동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과 신경계가 무뎌져 가는 것 두 가지 설이 가장 유력하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산업 소음을 많이 듣는 사람일수록 이러한 현상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생리학적 연구의 성과와 한계성
우리가 감각기관을 통해 수용한 주파수에 관한 정보, 진폭에 관한 정보와 그것이 뇌에 전달되는 부호 사이에는 반드시 1대1의 상응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부호체계를 해독해 낸다면 소리를 듣는 과정은 소상히 밝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분야에 가장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은 베케시이다. 그는 귀와 청각에 관한 생리학적, 의학적 연구로 노벨상을 받았는데 그의 실험은 시신으로부터 와우각을 떼어내어 진행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살아있는 동물을 가지고 실험했다. 그 이후에도 청각에 관한 신경생리학적 연구는 주로 동물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마취된 동물이 많이 사용되었다. 아무리 신경 기초와 감각 생리에 관한 실험이라고 하지만 마취된 동물에서 발견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깨어있는 인간의 청각 체계를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베케시가 죽어가는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동물은 죽어가면서 반응이 달라지는 것을 발견하였기 때문에 죽은 사람의 와우각으로 한 실험이 살아있는 사람의 귀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또한 가해지는 자극도 음악적 자극이 아니라, 아무런 앞뒤 맥락 없는 단음으로 된 순음이기 때문에 인간이 복합음의 연속으로 된 음악을 듣는 과정과는 동떨어져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던 중 1980년대에 들어 몇 가지 변화가 있었는데 첫째는 컴퓨터를 사용하여 복합음 자극을 만드는 것이 용이해졌다. 또한 청각피질 연구는 핵 자기 촬영술의 발전으로 활발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되었다. 깨어있는 인간의 청각피질 내 국소 신경 활동 양상에 대한 측정도 가능해졌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변화는 이제 인간의 뇌 기능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뇌에 대하여 활발한 연구와 지원이 이루어지고, 상당한 사회적 시각 변화가 생겨 이제 마취되지 않은 동물을 실험 대상으로 사용하는 일이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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