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음이란 앞서 정의한 대로 한 소리를 구성하는 모든 구성성분을 가리키며 그러기 때문에 기름을 포함한다. 또한 굳이 그 주파수가 자연수 배가 되지 않더라도 부분음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조화로운 이라는 용어는 문자 그대로 기름과 잘 어울려야 하며 여기서 어울림에 대한 수학적 정의는 바로 자연수 배의 관계이다. 타악기의 소리 역시 단일 싸인파가 아닌 여러 가지 부분음들의 합성으로 되어있지만 관계는 기름과 공진하지 않는다. 굳이 하모닉스로 표현하기 위해 공진하지 않은 조화로운 들이라는 표현을 허용하기도 하지만 비논리적인 용어이며 혼란만 초래할 것이다. 제1 부분음은 기름을 가리키지만, 제1 조화로운 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이후 주파수가 자연수 배가 되는 음들을 지칭하는 숫자들은 부분음 앞에 붙는 서수와 같다. 한편 음향학적 정의는 주기가 일정하지 않은 소리를 소음이라고 한다. 소음은 주기가 일정치 않기 때문에 주파수가 있을 수 없다. 예를 들어 바람 소리는 약간씩 다른 주파수를 가진 싸인파의 합성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정확한 주파수가 있을 수 없으며 바람 소리가 두 번 났을 때 우리에게는 똑같이 들린다고 할지라도 이들이 똑같은 파형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공명과 필터링
자연주파수가 같은 두 진동체는 서로 공명한다. 예를 들어 트럼펫과 같이 큰 소리를 내는 악기 근처에서 바이올린, 기타 등의 현악기가 있다면 이러한 사실을 손쉽게 관찰할 수 있다. 트럼펫이 현악기의 자연수 파수와 전혀 관계없는 음을 낼 때 현악기는 아무런 변화를 일으키지 않지만, 만약 트럼펫이 현악기 어떤 개방현의 주파수와 일치하는 음을 낼 경우 현은 함께 진동하고 이때에는 트럼펫과 같은 피치의 소리를 내게 된다. 물론 이러한 소리는 큰 트럼펫 소리에 가려져 아주 주의 깊게 듣지 않으면 잘 들리지는 않는 아주 작은 소리이지만 말이다. 이렇듯 공명이란 한 개의 진동체로부터 다른 진동체로 에너지 전달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다. 현악기는 우선 현이 진동하겠지만 그다음으로는 몸통의 판이, 그리고 그 속의 음향 포스트를 거쳐 결국 몸통 속의 공기 전체가 공명한다. 만약 목판이나 쇠판에 바이올린 줄을 매달아 소리 내면 소리는 작게 나고 진동은 오래갈 것이다. 그러니까 몸통의 구멍은 주위의 매체에 소리를 보다 빠르게 전달함으로써 현의 에너지를 보다 빨리 소모한다. 공명통은 그 크기를 변화시킴으로써 공명의 최대 주파수를 조절할 수 있고 모양을 변화시켜 공명의 최대주파수 폭을 조절할 수 있다. 악기는 일종의 필터이기도 한 셈이다. 소리의 에너지가 본래 발산 에너지 100%보다 작아졌다면 그 감소한 부분은 모두 필터링된 부분이다. 아름답게 들리는 악기 소리는 특정 주파수대를 필터링하여 만들어진 소리이며 어떤 주파수대가 많이 필터링되었느냐에 따라 그 악기의 음색을 결정짓는 특성 중의 하나이다. 또한 같은 종류의 악기라도 좋은 악기와 그렇지 못한 악기의 차이도 필터링되는 주파수대가 다른 경우가 많다. 악기 연습실이나 스튜디오를 보면 벽이 구멍 난 판으로 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악기 몸통이 현의 진동에너지를 흡수하듯 그 구멍들 하나하나가 역시 소리를 흡수하는 일종의 필터이다. 한편 오디오에 붙어있는 고음과 저음 조절 스위치 역시 음향학적 필터로 고음이나 저음을 여과시켜 준다. 이보다 더 정교하게 조절하는 필터를 우리는 흔히 이퀄라이저라고 하고 이것은 전자적인 방법으로 특정 주파수대를 통과시키거나 없애준다.
헬름홀츠와 공명주파수
공명은 19세기 헬름홀츠가 발견했다. 헬름홀츠가 소리를 연구하기 위해 고안해 낸 이른바 헬름홀츠공명기는 빈 유리공으로 마주 보는 양쪽이 볼록하게 되어있다. 헬름홀츠 공명기를 사용하여 공명주파수를 측정하는 장치도 있다. 공명기의 한쪽 입구는 귀에 대고 한쪽 끝은 주기성을 가진 음원에 댄다. 그러면 소리가 공명기 내부 공간의 공명주파수와 같거나 비슷한 자연수 배음을 가질 경우에는 공명기는 그 배음을 증폭시켜 그 소리만을 따로 들을 수 있다. 공명기의 소리는 음원의 소리가 사라진 후에도 남아있다. 헬름홀츠는 여러 개의 공명기를 사용해 각 주기적 소리의 배음을 찾아내고, 또 그 배음이 얼마큼 큰 에너지를 갖는지도 알아낼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자연수 배음을 갖지 않는 일부 타악기 음향에 포함되어 있는 자연수 배가 아닌 부분음들의 주파수들도 찾아낼 수 있었다. 헬름홀츠가 발견한 사실과 비슷한 것을 우리는 피아노를 이용하여 확인할 수 있다. 피아노에는 댐퍼가 붙어있는데 이는 한 현이 진동할 때 이와 주파수가 맞는 다른 현들이 공명하는 것을 막는 일종의 공명 방지 장치이다. 그러므로 공명을 실험하기 위해서는 일단 피아노의 현으로부터 댐퍼를 분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피아노의 오른쪽 페달을 밟으면 된다. 피아노의 뚜껑을 열고 오른쪽 페달을 밟은 채로 현 가까이에서 휘파람을 불어 보면 휘파람 소리가 멈춘 후에도 소리가 현의 울림으로 지속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피아노의 현이 휘파람 소리에 공명하는 것이다. 자연수 배음과 그렇지 않은 음들을 보다 분명하게 구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해보자. 페달에서 발을 뗀 후 피아노의 가온 도 건반을 소리가 나지 않게 살며시 누른다. 그리고 이로부터 한 옥타브 아래의 음을 짧고 세게 친다. 그러면 아래의 음은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살며시 누르고 있는 옥타브 위의 소리는 계속 울리고 있음을 들을 수 있다. 이는 건반으로 누르고 있는 음의 댐퍼가 현으로 분리되어 공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똑같은 음을 누른 채 11도 낮은음을 쳐보면 살며시 누르고 있는 위의 소리는 들을 수 없다. 위의 음이 한 옥타브 낮은 혹은 12도 낮은 자연수 배가 되어 공명하지만 11도 낮은음은 자연수 배가 되는 주파수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 음에 공명하는 주파수는 그 자연수 배음들이다. 현을 뜯거나 때리면 현은 진동하고 이 진동은 기름으로부터 자연수 배가 되는 주파수를 포함하는 복합음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 자연수 배음 중 어떤 것이 큰 에너지를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은 우리가 그 현을 뜯는지, 때리는지, 켜는지에 따라 결정되고 어느 곳에 자극을 가하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뜯는 소리와 켜는 소리 간의 음색 차이를 알 수 있다. 뜯는 악기인 하프시코드의 소리는 때리는 악기인 피아노의 소리와는 다르다. 활로 키면, 비록 현의 공명이 같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음색의 지속적인 소리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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